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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생에 첫 수면 위내시경 후기

by __미니__ 2020. 11. 23.

 

 블로그에 오래간만에 글을 남깁니다. 요새 회사일이 바쁘기도 하고 귀차니즘이 겹치기도 하고 해서 잠깐 블로그를 방치해두었는데, 의무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위내시경을 하는 것도 모자라서 수면으로 진행해봐서 신기한 경험이었던 터라 기억나는대로 한번 적어볼까 합니다.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던 것이기 때문에 우선 검진복으로 갈아입고 기본적인 검사들부터 시작했습니다. 신장/체중 측정, 시력/청력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 초음파, 엑스레이 등등... 아무래도 내시경이 가장 오래걸리는 검진이라서 그런지 가장 마지막에 진행했습니다.

 

 내시경을 진행할 차례가 되면 먼저 약물 등에 알레르기는 없는지, 흔들리는 치아는 없는지, 12시간 금식은 잘 했는지 등을 물어봅니다. 그리고 홍삼스틱 크기 정도의 기포제거제를 주고 쭉 짜서 먹으라고 하는데, 맛이 없는건 아니고 그냥 감기약 먹는 기분이었습니다. 수면마취를 할 것이기 때문에 왼팔에 정맥주사를 꽂고 잠시 대기한 다음 내시경실로 들어갑니다. 휴대폰 등 소지품은 침대 밑에 넣어두고, 침대 위에 옆으로 누워서 약간 웅크리듯이 다리를 굽히게 됩니다. 

 

 그 다음 목에 마취제를 뿌리고, 입에 요렇게 생긴(관은 빼고 하얀 마개같은 느낌의 물건) 것을 물려서 내시경을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그 사이 옆에서 간호사가 아까 꽂아둔 주사에 약물을 주입합니다. 안경을 벗은 상태였기 때문에 약물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하얀색 주사였던 것으로 봐서 프로포폴이 아니었나 싶네요. 약간 긴장이 되기는 했지만 '눈 뜨고 계시다가 졸리면 눈 감으면 된다'고 말씀해주셔서 최대한 긴장을 풀고 눈을 감았더니 정말 스르륵 잠들듯이 의식이 날아갔습니다. 

 

 그 다음은 정말로 기억이 없는데, 헛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시술은 끝나 있었고 몸을 움직이는 데에도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자 간호사분이 괜찮냐고 물어보고 검진 끝났으니 검진복에서 다시 본래 옷으로 갈아입고 나오라고 하십니다. 일어서서 걷기 시작하니까 조금 어지럽고 약간 술을 마신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렇게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수면 내시경을 할 경우 무의식중에 중얼거리거나 헛소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불안한 마음에 휴대폰 녹음을 켜두었었는데, 끝나고 녹음파일을 들어보니 실제로 내시경을 진행한 것은 3분 남짓한 시간밖에 되지 않았고 마취부터 깨어날때까지 저는 그냥 쥐죽은듯이 자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수면 비용으로 5만원 정도가 청구되기는 했지만 비수면을 하면서 괜히 고통스러운 것보다 수면으로 깔끔하게 자고 일어나는 편이 좋지 않나 싶네요.

 

 내시경 결과로는 가벼운 식도염과 위염이 있으니 음주를 좀 줄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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