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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e/Review

[리뷰] 울려라! 유포니엄 1기 (響け! ユーフォニアム)

by __미니__ 2020. 8. 20.

애니메이션 키 비주얼

 

 「울려라! 유포니엄」은 믿고 보는 쿄애니에서 2015년도에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 동명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크게 애니메이션에 집중하지 못해서 스토리와 연출 등에 제대로 몰입하지 못했는데, 최근 재탕하면서 하나하나 주의깊게 살펴보면서 시청하게 되었고, AniList에 60점대로 작성해뒀던 점수를 대폭 수정하여 85점으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줄거리 (출처: 라프텔)

 기존의 인간관계를 한 번쯤 리셋시키기 위하여 오마에 쿠미코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키타우지 고교로 진학하게 된다. 쿠미코는 본인의 바람대로 같은 반에서 카토 하즈키, 카와시마 사파이어라는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기도 한다. 순풍의 와중에 1학년 부활동에 대해 고민하던 중에 쿠미코는 하즈키와 카와시마의 권유로 취주악부로 견학을 가게 된다.

 그러나 키타우지 고교의 취주악부는 중학교 취주악부를 했던 쿠미코의 귀에는 정말 안되겠네 싶을 정도고, 설상가상 중학교 시절 취주악부 동료이자 동급생인 코사카 레이나를 발견하게 된다. 마지막 중학교 대회에서 "진심으로 전국대회에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거야?"라고 말해버렸기에 섭불리 레이나에게 다가갈 수 없는 쿠미코. 그런 쿠미코와 다르게 하즈키와 사파이어는 취주악부에 가입한다. 쿠미코는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게 되는데...

 음악을 통해 맞부딪치는 소녀들의 청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케이온!」, 「빙과」,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타마코 마켓」 등의 유명작들을 맡았던 「야마다 나오코」감독님이 담당하신 작품으로, 쿄애니 특유의 작풍에 더해 비슷한 연출들이 더해져 케이온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케이온이 가벼운 느낌의 일상물이라면 「울려라! 유포니엄」은 전국 대회를 목표로 좀 더 시리어스하게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갈려나간 작화진들의 영혼이 울부짖는 듯 하다...

 쿄애니는 안정적이고 깔끔한 작화로 유명하지만,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화려한 연출이나 반사되는 빛과 색깔의 사용이 무척 뛰어나기도 합니다. 특히 「울려라! 유포니엄」에서는 주로 다루는 이야기의 중심이 취주악인데, 주인공들이 사용하는 금관악기들을 위주로 금속성을 표현하는 작화와 디테일함이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배경에서 사용하는 빛의 형상과 그림자, 아웃포커싱 등 현실감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작화를 자랑합니다.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에서도 자주 본 스타일의 배경

 

5화에서 등장한 레이나 여신 모멘트

 악기 자체의 작화 외에도 쿄애니답게 배경 작화와 연출 모두가 너무나도 완벽한 작품이었습니다. 또, 이 작품에서는 깊은 인상을 남기려고 하는 장면마다 간혹 한번씩 기존 작품에 등장하곤 했던 캐릭터와 배경의 경계선에 하얀 블러를 넣는 연출이 나옵니다. 아웃포커싱된 배경과 어울려 최고의 시너지를 보여주곤 합니다. 위의 장면이 대표적인 부분으로 별로라고 생각했던 레이나를 여신급으로 끌어올려버린 장면이었습니다.

 

 

해외 시청자가 만든 유포니엄의 기대와 실체

 같은 음악 애니메이션이었던 케이온과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케이온은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의 일상물이지만 유포니엄은 진지하게 전국 대회를 노리는 부활동과 주변 인간 관계, 갈등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유포니엄은 케이온처럼 항상 먹방만 찍으면서도 라이브는 잘한다던가 하는 비현실적인 전개 없이 목표와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연습하는 장면 보여주어 실력 향상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으로 시청자들에게 훨씬 더 몰입하기 좋게 만들어줍니다.

 

 

8화의 레이나 여신 모멘트 2

 

 인간 관계도 살짝 복잡해지기는 하는데 레이나의 타키 선생님에 대한 애정(Like가 아니라 Love)에 대한 이야기, 하즈키의 슈이치에 대한 마음과 쿠미코-레이나, 쿠미코-슈이치의 미묘한 관계가 돋보입니다. 쿠미코-레이나의 경우 8화에서 특히 돋보였습니다. 작정하고 백합으로 밀어줄 생각이 아닌가 들 정도로 완벽한 작화와 연출을 보여줬습니다.

 

 

레이나와 쿠미코의 성장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외침

 에피소드가 거듭할수록 쿠미코는 레이나가 진심으로 전국에 가고 싶어 했던 것을 점점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스스로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말 그대로 피나는 노력을 하며 레이나와 닮아 갑니다. 4화에서 레이나가 소리쳤던 것처럼, 12화에서는 쿠미코도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うまくなりたい(잘 하고 싶어)」라고 외칩니다. 이렇게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점이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만족이었던 마지막 경연

 이렇게 작화와 연출에 온 힘을 다 쏟는 쿄애니가 작정하고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는 최종화의 경연 장면은 말할 것도 없이 최고였습니다. 연주자 하나하나를 디테일하게 포커싱하여 캐릭터 각각을 모두 보여주고 소리와 연주 장면의 싱크도 완벽했습니다. 중간중간 지휘자 타키 선생님을 비추면서 지휘하는 모습을 자세히 보여주는 것도 대단히 좋았습니다.

 

 

 

 

오프닝 「Dream Solister」

 

 재탕하기 전까지 애니메이션은 별달리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지만 오프닝곡인 「Dream Solister」는 워낙 좋은 노래라 굉장히 자주 들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주제와 무척 잘 맞는 가사와 관현악 멜로디가 무척 잘 어울립니다. TRUE님의 노래는 대체로 다 좋아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이 곡과 「종말에 뭐 하세요?」 애니메이션의 엔딩곡이었던 「フロム」가 기억에 남습니다. 여담으로 「Solister」라는 단어는 없고 솔로 연주가는 「Solist」라고 부르는데 일부러 만들어낸 단어인지 단순한 미스인지 신경쓰이네요.

 

 

엔딩 「Tutti!」

 

 엔딩곡은 전형적인 등장인물 성우진이 부르는 주제가로, 그냥저냥 들을만 했습니다. 「Tutti!」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전체, 모두 다 함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음악 용어라고 합니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Tutti)

 

 

 

 

한줄평

취주악이라는 구심점에서 벌어지는 소녀들의 아름다운 청춘 이야기. 비주얼, 사운드 흠잡을 데 없이 완벽 그 자체.